글
서평 - 우리는 어둠 속에서 얼마나 높이 닿을까
이 소설은 기후 위기로 빙하가 녹으며 빙하 안에 잠들어있던 고대의 바이러스가 깨어나고
그로 인해 퍼진 전염병으로 인류가 존속의 위기를 겪고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여러 인물들을 번갈아가며 풀어낸 소설입니다.
궤가 살짝 다르긴 하지만, 인류 멸망의 배경이란 점에서 비슷한 장르인 아포칼립스물을 아주 좋아하는데요
소설뿐 아니라 게임으로는 라스트 오브 어스를 재밌게 플레이하기도 했고요
드라마로는 워킹데드를 11시즌의 길고 길었던 시리즈를 빠짐없이 봤고 가장 최근엔 스위트홈을 보았습니다.
언급한 작품 모두 다 급속도로 붕괴되는 세상, 무질서한 혼란에 빠진 사회 속에서
어떻게든 생존하기 위해 싸우고 피 터지는 치열하고 잔혹한 내용이었던 것에 반해서
해당 소설은 전염병이 나을 방도가 없는 아이들과 그 가족의 마지막을 위한 안락사 테마파크,
장기 이식을 위해 실험하다 의도치 않게 대화 능력을 얻은 돼지와 교수의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요.
이런 소설 전반에 걸친 작가님의 발상이 참 신선하게 다가온 작품입니다.
아무리 소설이 허구라 하더라도 너무 허무맹랑한 좀비 창궐 같은 내용보다 연일 보도되는 기후 위기가 발단이다 보니 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하고요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인류의 멸망이 도래한 것만 같은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슬픔에 잠기면서도
서로 위로를 나누고 의지를 하며 그에 맞는 새로운 체계를 구축하고 회복해 나가는 과정까지 담고 있는데
굳이 멸망이 코 앞이 아니어도 이어지는 흉흉한 뉴스들에 심장이 내려앉고 바사삭 부서지는 인류애를 회복하기에도 좋은 내용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다만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가 약한 편으로 생존을 위해 우주로 떠나는 파트부터 문체가 너무 설명톤으로 바뀌는 점이나
결말이 흐지부지한 점은 좀 아쉽게 남습니다.

[이리스 이벤트에 당첨되어 황금가지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후기입니다.]